아침형 인간 vs 저녁형 인간, 유전자가 정한다 — 크로노타입의 과학
아침형·저녁형 인간의 차이는 유전자가 결정합니다. 크로노타입의 과학, 사회적 시차 문제, 자신의 리듬에 맞춰 사는 법을 알아봅니다.
"난 원래 밤에 집중이 잘 돼." "일찍 일어나는 게 체질이야." 이런 말을 해본 적 있다면, 그건 의지가 아니라 유전자 때문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수면-각성 선호 패턴, 즉 **크로노타입(chronotype)**이 다릅니다.
크로노타입이란?
크로노타입은 24시간 주기 리듬(circadian rhythm) 내에서 개인이 선호하는 활동 시간대를 말합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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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Morning type, 종달새형): 이른 아침에 각성도가 높고, 밤 9~10시면 자연스럽게 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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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형(Evening type, 올빼미형): 오후~밤에 집중력이 최고조이며, 새벽까지 각성 상태를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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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형: 대부분의 사람이 이 범주에 해당합니다
유전자가 결정하는 생체시계
2019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대규모 유전체 연구(UK Biobank, 약 70만 명)에서는 크로노타입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 351개가 확인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유전자는 PER2, CRY1, CLOCK 등 시계 유전자(clock genes)입니다.
CRY1 유전자의 특정 변이를 가진 사람은 24시간 주기가 일반인보다 약간 길어서, 자연스럽게 밤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을 보입니다.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생물학적 특성입니다.
사회적 시차의 문제
저녁형 인간이 9시 출근이라는 사회적 스케줄에 맞춰 살면, 매일 시차를 경험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를 **사회적 시차(social jet lag)**라고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시차가 큰 사람일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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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위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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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증상 빈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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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질환 위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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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 및 업무 수행 능력 저하
크로노타입에 맞춰 사는 법
자신의 크로노타입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생활 패턴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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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형이라면: 중요한 의사결정과 창의적 작업을 오후에 배치하세요. 아침에는 루틴한 업무를 처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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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이라면: 집중이 필요한 작업을 오전에 몰아서 하세요. 저녁 약속은 일찍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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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노출: 아침 빛은 생체시계를 앞당기고, 저녁 빛은 뒤로 미룹니다. 저녁형이 좀 더 이른 리듬을 원한다면 아침 빛 노출을 늘리세요
마무리
자신의 크로노타입을 이해하는 것은 자기 비난을 멈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왜 난 아침에 못 일어나지"가 아니라, "내 생체시계에 맞는 최적의 루틴은 뭘까"로 질문을 바꿔보세요. 유전자를 탓하는 게 아니라, 유전자와 협상하는 겁니다.